애린캡

 

 

 

 

 


애린 일기


가을비
애린  2005-10-23 01:50:29, 조회 : 2,929, 추천 : 436



        모두가 그대로였다. 부산하게 걸어가는 서울 사람들의 눈동자도 그대로였고, 내가 자주 걸어보던 가로공원도 그대로였다.이따금씩 들리던 비행기 소리도 그대로였고, 골목 담장에 나부끼는 담쟁이 잎도 그대로였다.

        이 냄새는 얼마만이냐고 출렁이는 감동을 잠재우던 그 거리도 엄마가 입원해 계시는 병원을 가기위해서야 걸어보게 되었다.
        두 아들을 타국으로 보내고 또 다시 날개 잃은 새가 되어버린 엄마.
        유난히 야위신 모습에 뜨거워진 눈시울...





        밤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오며 동생은 엄마의 검사결과를 아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그런 동생에게 나중에 걱정해야 할 문제까지 미리 걱정하며 진을 빼지 말자고 했다. 아무도 내색하지 않아도 모두의 마음은 같다며,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하자고, 설령 나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때 가서 걱정해 보자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냉정하다. 어쩌면 이럴 때도 나는 이렇게 이성적일까.
        그러나 아무도 내 마음을 이해 못한다 하더라도 그동안 내가 보아온 시간과 공간은 알아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보고있는 하늘은 막연한 구름만이 떠가는 것일까.

        어제는 꽤 많은 가을비가 내렸다.
        무작정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접으며  
        걸어보고 싶어도 걸어가지 못하는 나야말로 장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부질 없는 나의 허영인 걸 아파하면서도 다시 하늘을 보았다.
        하늘가 내 추억들은 내가 웃어보는 양만큼 또다시 터벅터벅 소리를 낸다..
        아파도 슬퍼도 잠시라도 잊게 하는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아닐까...








솔바람
어머님에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어쩌면 삶이란 무지개와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멀리서보면 아름답고 설레이고 기대가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사라져버리는......

슬픔도 기쁨도 다 제자리인데
그리움은 비가 되어
잎새를 적십니다
빨갛게 물든
잎새 하나
새파랗게 떨어져
아,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저만치......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입니다.
또한 마음을 충전하는 계절이기도하지요.
항상 아름답고 건강한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2005-10-25
23:20:26



애린
안개숲을 헤치고 달려들던 가을풍경을
오늘 아침 보았답니다.
그 고운 빛깔이 촛점을 잃고서
차장을 스치고 있었는데
환상적이였지요.

그렇게 가을은 내 가까이 있건만
여적 문을 열지 못하고 허공에 핀 무지개만 바라보고 있네요.
한동안 볕을 받지 못한 탓인지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그래도 가을은 보고 있어도 그리웠지요.

솔바람님
우리동네 가을은 이제서야 깊어가고 있나 봅니다.
자주빛 소국이 앙증맞게 핀 커피숍을 지나칠 때나
내 앞에 한 잎 두잎 떨어진 낙엽을 볼때면
지금도 많이 설레입니다.
이 가을이 가기전에
그리운 이들을 찾아 보아야 겠어요.

솔바람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늘 행복한 나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2005-10-26
00:37:42

 


hoa
너무나도 그리운 가을
가을같은 그대(?)
TV에서만 느껴야 하는 가을
너무 보고싶습니다.
그대, 가을, 어머니...
요즘 별유치원에서 일하고 있어요. 정식교사로
지난 한달은 너무 바빠서...몸도 아팠고
오늘은 생일 선물 사러 TAX에 쇼핑가서 귀걸이 하나 사구요....
가을 풍경 하나 올려주세요. 노란 은행잎으로
2005-11-13
22:34:46



애린


마지막 여행, 붕타우 가는 길...
천둥과 스콜을 헤쳐
마침내 그 끝 바닷가에 언뜻 먹구름을 걷어내던 하얀빛을 보았지요.
그때였나요. 저 끝 저 빛만큼의 희망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그때 내 속내는 무겁게 내려앉은 먹물이었으나
그 한마디에 사르르 걷히던 무게를...
길을 걷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그 순간이 떠오르곤 합니다.

호아님 그잖아도 많이 궁금했어요.
아이를 무척 사랑하는 그 마음, 그래서 그렇게 맑았나요.
잘 해 낼 거에요..호아님은

TAX길 택시 기사가 문득 생각나 웃음이 납니다.
그리 오래 알지 못해도
오래된 연인처럼 참 많은 마음을 들켰지요.
평안 안 내 판도라 상자에 그대를 숨겨놓고
남몰래 꺼내보며 또 웃어봅니다.

그 동물원 우수수 떨어지던 나뭇잎에 감동하던 우리였나요.
등데하이 언니께서도 잘 지내고 계시지요.
너무 내 생각만 하고 돌아온 것 같아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친정언니처럼 감싸주고 베풀어주시던 그 마음들 어찌 잊겠어요.
안부 전해주시고 메일 주소라도 꼭 알려주세요.

오늘 제 동생이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서울 탐방 길에
나를 위해 찍어온 따끈한 풍경입니다.
어느새 가을은 이렇게 깊어지고 있어요.
우리네 그리움처럼...

어느 곳에서나 변함없는 그 마음으로
그대의 마음을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해요.
자주 그 마음 보여주시고....
2005-11-13
23:19:19

 


화양인
애린님은 호치민에 계신걸로 아는데 어머님이 편찮으시군요 저는 올 3월 어머님을 멀리 떠나 보내면서 이제야 철든 어리숙한 사람 입니다 애린님의 어머님의 건강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물건너 화양인이 빌어 봅니다 2005-11-15
19:55:35



애린
화양인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우리엄마는 지금은 퇴원을 하셨고
검사결과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화양인님께서도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셨네요.

베트남에서 들어 온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나갑니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오늘도 너무 추운 날이었지요.
화양인님 건강 조심하시고 또 만날 수 있기를요...행복하세요!
2005-11-16
00: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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