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캡

 

 

 

 

 


애린 일기


남다름이란 무었일까.
애린  2004-08-13 17:51:29, 조회 : 1,933, 추천 : 326



풀꽃을 시샘하는 바람


떠나는 쪽으로 치우치긴 했지만 막상 떠나려니 아이들 교육문제는 어쩔 수 없는 걸림돌로 남아 있었다. 대부분 교민들도 그런 걱정으로 한 두 해 떨어져 살다가 우리가족처럼 나머지 가족이 뒤 늦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으니 사실 이 나라가  홀가분하게 떠나 올 수 있는 나라는 아니었다.

그런데 엊그제 외출을 하다가 중년의 부부를 만나고는 지금은 그때와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 부부에게는 고1,고3에 다니는 두 아들이 있는데 조만간 대학에 들어가는 애들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 실정이 대학 들어가기도 어려울 뿐더러 대학을 나와도 취직하기가 어렵고 해서 남다른 교육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곳에 있는 외국대학엘 보내서 영어라도 확실하게 배우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업을 여쭸더니 시내에다 식당을 차릴까 생각 중이라며 아저씨가 영어를 잘 하셔서 별 불편 없이 집을 구하러 다닐 수가 있다고 하셨다.

사실 영어만 할 줄 알아도 큰 불편 없이 다닐 수 있고 생활할 수 있는 나라가 이 나라였다. 얼마전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복덕방 아저씨의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자극을 받은 내 동생이 지금 영어공부에 푹 빠져 있는 걸 보면 공부는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불현듯 24시간 가동하는 업종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쓸 수 밖에 없었던 시절, 한국 사람들 한국말 밖에 할 줄 몰라 한국말 배우기가 제일 힘들었다는 한 외국인 노동자의 말이 생각난다. 참 자존심 상한 말이긴 하나 그게 현실인걸 어쩌겠는가...지금도 생각나는 중국계 필리핀인 에드윈은 4개 국어를 할 줄 알았다. 태어나서 기본적으로 영어와 그 나라 말은 배우고 할아버지가 중국인인 덕에 자연히 중국어를 배웠고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웠다하니…그러고도 그들은 제 나라를 떠나 주, 야를 번갈아 일 할 수 밖에 없는 일자리 없는 나라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남다른 배움이란 게 무엇일까…
세계 속에서 보자면 한참 후진국인 이 나라 호치민 대학이 서울대를 한참 앞서고 있다는데 남다름이란 모래알 속에서도 보석의 결정체를 발견해 낸 만큼의 진가일까?

문득 한국을 떠난 지 석 달 이 지난 어느날  딸아이 방에서 발견한 일기가 생각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보고싶다.
한참 지혜랑 친해져서 같이 노래도 부르고
같이 견학도 갔었는데…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그때가 되면 한국에 돌아가서 공부할 수 있겠지.
그래서 내 친구들도 만나고 그 친구들이랑 놀 수 있겠지.
어서 빨리 커서 한국에 가서 살고싶다.

그날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을 한국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을 시키겠노라고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몇 개월이나 지났다고 이렇게 흔들리는지…모르겠다.

2004.8.13



  수정하기   삭제하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80  강촌의 추억  [6]  애린 2006/05/28 560 19129
79  앞집 남자    애린 2005/01/28 428 3146
78  바로 옆에 있는 것.    애린 2005/01/17 533 3145
77  짐을 꾸리며.  [6]  애린 2005/08/08 359 3043
76  노을 물든 날  [2]  애린 2006/06/26 390 2958
75  세월은 마데카솔 연고처럼...  [1]  애린 2005/03/23 378 2940
74  슬픈 도라지 꽃  [6]  애린 2005/07/07 400 2927
73  회상 (웃서고지 오르는 길)    애린 2008/01/30 417 2922
72  회상2 (내 오래된 동화)  [1]  애린 2011/10/04 320 2910
71  반딧불이  [2]  애린 2005/12/14 465 2893
70  미열  [4]  애린 2006/04/21 401 2847
69  가을비  [6]  애린 2005/10/23 427 2830
68  그녀에게서 풀 냄새가 난다.  [3]  애린 2005/06/15 398 2810
67  어느 고마운 날의 단상    애린 2005/02/21 403 2783
66  사춘기  [2]  애린 2006/03/05 412 2771
65  지는 꽃처럼 봄은 떠나고...  [1]  애린 2005/05/04 407 2771
64  그 여름날의 추억  [4]  애린 2006/08/19 634 2770
63  내 그리운 찰나  [4]  애린 2007/05/17 345 2732
62  회상3 ( 유년의 숲)    애린 2012/06/28 377 2725
Notice  저품질 사진 원인  [1]  애린 2011/11/24 398 2707
60  퇴근 길    애린 2007/02/07 377 2686
59  무엇이 옳은 걸까.  [9]  애린 2006/09/17 367 2663
58  감 꽃  [5]  애린 2006/07/08 374 2573
57  여백  [9]  애린 2006/08/01 363 2566
56  가을녘에서...  [5]  애린 2006/11/15 356 2502
55  목마름    애린 2007/07/12 381 2477
54  운명은...  [1]  이종희 2004/09/15 474 2475
53   물은 흐르고 흘러서...  [2]  애린 2005/01/06 386 2450
52  내 안을 흔드는 바람  [3]  애린 2007/10/25 345 2404
51  아득히 먼 시간 사이로...  [2]  애린 2004/10/23 358 2369
50  영화는 끝나고.    애린 2007/01/15 371 2363
49  하늘이 구름이  [2]  애린 2008/05/21 349 2326
48  안도 가는 길...  [6]  애린 2009/08/15 357 2310
47  보름달이 기우니...  [3]  애린 2004/10/02 317 2305
46  뜻밖의 봄  [2]  애린 2006/10/02 346 2259
45  강물은 흘러가고...    애린 2007/08/13 284 2246
44  단풍    애린 2007/11/20 308 2235
43  바람이 기댈 곳은...    애린 2008/07/03 352 2192
42  가을이야기.    애린 2008/10/31 287 2190
41  그늘은 봄바람에 말리고...  [2]  애린 2008/04/26 349 2175
40  쑥 그리고 그리움  [2]  애린 2010/05/17 278 2173
39  엘리베이터에서 생긴 일.    애린 2004/10/07 356 2164
38  나에게    애린 2008/08/15 311 2145
37  다시 침수된 땅.  [1]  애린 2004/10/18 313 2124
36  강물처럼 흘러가는 길.  [3]  애린 2004/11/25 293 2116
35  물 빛 그리움  [3]  애린 2008/11/30 301 2098
34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애린 2004/08/28 334 2097
33  꿈 이야기    애린 2008/01/09 339 2088
32  뒷 모습    애린 2008/09/21 360 2082
31  바람의 말  [4]  애린 2009/07/06 319 2070
30  수제비    애린 2009/02/22 277 2047
29  대책 없이 설레어서...    애린 2004/08/20 288 2040
28  따사로움  [2]  애린 2008/11/16 297 2036
27  푸른 길 따라....  [5]  애린 2010/08/25 297 2000
26  짝꿍    애린 2008/09/07 296 1991
25  한 밤 중에...    애린 2008/11/09 319 1972
24  내 안을 흔드는 바람(2)  [2]  애린 2009/05/04 283 1965
23  생일    애린 2008/10/05 299 1953
22      애린 2009/03/08 290 1946
 남다름이란 무었일까.    애린 2004/08/13 326 1933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