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캡

 

 

 

 

 


애린 일기


안도 가는 길...
애린  2009-08-15 00:07:36, 조회 : 4,145, 추천 : 774





      고향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고향 친구가
      안도에서 산을 넘어 찾아왔습니다.

      여러 고개의 강산을 보내고서야 만남을 이룬 만큼
      친구의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여있었지요.

      몇 시간 째 술잔이 오가는 동안 친구가 풀어낸 지난날은
      홀로 넘어온 산길보다 훨씬 고독하고 서글펐습니다.





      이윽고 흐린 날씨였으나
      하루해가 긴 그림자를 만들 때였지요.

      그만 돌아가야겠다는 친구를 따라 일어서고보니
      이제는 친구가 다시 넘어갈 산길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우리의 배웅은
      마침내 그 산을 넘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그 옛날 안도가는 길은
      섬 아이들이 매일 넘나들던 등교길이었지요.
      그러나 진화해버린 문명의 이기는
      겁부터 먹는 현실을 당연하게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안도가는 길은
      예쁘게 단장되어있었지요.
      알고보니 그 섬까지 확장된 치로 사업 덕분이라더군요.





      그곳은
      세월만큼 자라버린 넝쿨식물들이
      숲과 숲 사이 공간을 잠식하고도 모자라
      돌담들의 흔적까지 지우느라 분주했습니다.





      그래도 희미하게 이어지는 어제 같은 길이
      여전히 건재해 있음을 우린 금방 알수 있었지요.





      중년이 되어버린 제가 고향에서 보낸 시간은
      두 손으로도 꼽을 수 있을 만큼 짧고 좁습니다.
      그럼에도 질긴 제 향수는
      바다와 섬 사이에 갇혀버린지 오래입니다.





      연육교가 이어지면 그동안 중단되었던 새로운 길도
      우리동네까지 이어집니다.

      쉽게 오갈 수 있는 길은
      그러지 못한 길을 지우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지요.





      그러나 안도가는 길은
      서고지로 돌아오는 길이 있고
      비가 오면 애기 울음소리가 날 것 같은 돌담불이 있습니다.





      그리고
      푸르던 가을 하늘아래 소담스럽게 피어나던 구절초가 있고
      동네 언니와 무를 뽑아먹던 산밭이 숨어있지요.

      어디 그뿐이던가요.
      슬픈 할미꽃피던 무덤과
      솔가리 긁어대던 어린 가시네들의 그리운 추억이 있지요.





      내 인생에 안도가는 길을 지우거나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길도
      우리가 걷지 않으면
      이미 길이 아닌 것은 자명한 순리이겠지요.

      행여라도 그런 생각은 말아야겠습니다.
      안도 가는 길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내 그리운 향수이니까요.





      * 애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2-09 22:39)


산적두목
오솔길이 신작로가 되고
다시 그 위에 아스팔트가
덮히던 날
아련한 그 옛날의 추억도
고스란히 묻히는 듯 했지요.

한동안 그 헛헛함으로
가슴앓이를 한적도 있었지만
이기적인 생각으로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곤 못하겠더이다.

정은 옛 정이 그립고
사람은 새 사람이 좋다는 말
세상사 인정이 아니던가요.

상실의 시대!
몇 해 전까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물음 이었지요.

그러나 우리 세대에서
누렸던 몫과 다음 세대에서
누려야 할 몫이 다르다는 걸
조금씩 조금씩 깨닿고 있습니다.

서고지 방파제
그 섬이 그리워집니다.
2009-08-15
09:04:12

 


애린
지난 휴가때는 저온 현상으로
그 섬에서 물 한번
제대로 적시지 못하고 올라왔네요.
그래도 집앞에서 담그면 올라오는
매가리 낚시덕에
잘 먹고 잘 마시고 왔습니다.

서고지 방파제...
님을 그리며
잘 있습디다.
2009-08-16
23:48:04

 


유영수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못가는 고향의 향수를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서고지 잘 있지요? 안부 좀 하고 오시지,,,ㅎㅎ

감사합니다.
2009-08-20
09:10:47

 


애린
정말 오랜만에 나타나셨네요. 영수 오빠님
울 오라버니도 잘 있고 서고지도 잘 있습디다.
내년이면 우리섬에도 모하저수지 물을 마실 수 있다하는데
그 물맛을 보러라도 함 다녀오세요.
명절이면 그 섬 아이들의 아지트 방파제가
다시 떠들썩하던 시절들이 돌아왔음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고...많이 반갑습니다.
2009-08-20
23:43:45

 


얼음꽃
길은 그리움입니다.
무엇을 향한 그리움인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그저 두려움 설레임으로 그냥 걷고 싶은...
아직도 그런 그리움이 많이 남아 있다.

고향을 다녀오셨군요.
전 뉴뇩을 다녀왔습니다.서로 다른 영역이 중심에서 다 이루고 있는
참 매력있는 도시지요. 어두운 기억까지도 사랑할만큼...^^
2009-09-06
14:50:36

 


애린
저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땅...
그곳이 그리움으로 남는 날이 있기를
꿈꾸어봅니다.
2009-09-06
23:47:42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80  강촌의 추억  [6]  애린 2006/05/28 948 20957
79  회상2 (내 오래된 동화)  [1]  애린 2011/10/04 800 5894
Notice  저품질 사진 원인  [1]  애린 2011/11/24 860 5629
77  가을비  [6]  애린 2005/10/23 813 4959
76  앞집 남자    애린 2005/01/28 810 4959
75  바로 옆에 있는 것.    애린 2005/01/17 928 4921
74  짐을 꾸리며.  [6]  애린 2005/08/08 745 4865
73  반딧불이  [2]  애린 2005/12/14 852 4747
72  세월은 마데카솔 연고처럼...  [1]  애린 2005/03/23 777 4743
71  슬픈 도라지 꽃  [6]  애린 2005/07/07 803 4727
70  회상 (웃서고지 오르는 길)    애린 2008/01/30 791 4713
69  노을 물든 날  [2]  애린 2006/06/26 791 4711
68  미열  [4]  애린 2006/04/21 793 4656
67  지는 꽃처럼 봄은 떠나고...  [1]  애린 2005/05/04 808 4610
66  그녀에게서 풀 냄새가 난다.  [3]  애린 2005/06/15 786 4598
65  그 여름날의 추억  [4]  애린 2006/08/19 1019 4574
64  무엇이 옳은 걸까.  [9]  애린 2006/09/17 783 4557
63  퇴근 길    애린 2007/02/07 781 4555
62  사춘기  [2]  애린 2006/03/05 797 4552
61  내 그리운 찰나  [4]  애린 2007/05/17 754 4551
60  어느 고마운 날의 단상    애린 2005/02/21 797 4533
59  여백  [9]  애린 2006/08/01 769 4459
58  감 꽃  [5]  애린 2006/07/08 781 4403
57  목마름    애린 2007/07/12 786 4324
56  가을녘에서...  [5]  애린 2006/11/15 762 4319
55  내 안을 흔드는 바람  [3]  애린 2007/10/25 760 4240
54  영화는 끝나고.    애린 2007/01/15 779 4230
53  하늘이 구름이  [2]  애린 2008/05/21 757 4154
 안도 가는 길...  [6]  애린 2009/08/15 774 4145
51  마음의 뜰    애린 2011/09/04 720 4118
50  바람이 기댈 곳은...    애린 2008/07/03 752 4073
49  뜻밖의 봄  [2]  애린 2006/10/02 746 4066
48  그늘은 봄바람에 말리고...  [2]  애린 2008/04/26 748 4050
47  단풍    애린 2007/11/20 716 4037
46  강물은 흘러가고...    애린 2007/08/13 659 4036
45  짝꿍    애린 2008/09/07 711 4016
44  가을이야기.    애린 2008/10/31 700 3988
43  나에게    애린 2008/08/15 712 3950
42  한 밤 중에...    애린 2008/11/09 713 3932
41  뒷 모습    애린 2008/09/21 761 3924
40  물 빛 그리움  [3]  애린 2008/11/30 687 3923
39  꿈 이야기    애린 2008/01/09 739 3901
38  쑥 그리고 그리움  [2]  애린 2010/05/17 662 3885
37  수제비    애린 2009/02/22 669 3880
36  따사로움  [2]  애린 2008/11/16 698 3871
35  바람의 말  [4]  애린 2009/07/06 719 3847
34      애린 2009/03/08 706 3791
33  내 안을 흔드는 바람(2)  [2]  애린 2009/05/04 689 3768
32  생일    애린 2008/10/05 688 3766
31  푸른 길 따라....  [5]  애린 2010/08/25 702 3746
30  이름 모를 꽃 되어  [2]  애린 2010/07/03 710 3717
29  운명은...  [1]  이종희 2004/09/15 769 3650
28  꽃 비    애린 2009/07/21 678 3587
27   물은 흐르고 흘러서...  [2]  애린 2005/01/06 672 3579
26  아름다운 시절~  [2]  애린 2010/05/23 691 3548
25  어떤 별에게...  [2]  애린 2010/01/03 743 3491
24  갯것  [2]  애린 2009/11/20 717 3489
23  아득히 먼 시간 사이로...  [2]  애린 2004/10/23 628 3484
Notice  내 그리운 찰나.........  [2]  애린 2011/02/19 622 3472
21  보름달이 기우니...  [3]  애린 2004/10/02 592 3394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