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캡

 

 

 

 

 


애린 일기


영화는 끝나고.
애린  2007-01-15 00:23:43, 조회 : 3,851, 추천 : 746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유턴하는 찻길을 뒤늦게 서야 알아채고는
      “참! 우리 집은 이쪽이지?”라고 한 말을 듣고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댔다.
      참으로 오랜만의 행복이었다.

      거의 거동을 못하시던 친정엄마가 겨우 몸을 추스르시더니 당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억지를 부리셔서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엄마를 붙잡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자식들에게 여러 달 의지하다보니 바보가 되는 것 같다 시며 몸 움직일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그 말씀 때문이었다.

      엄마를 엄마네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 일도 잠시 서울에 다녀간 동생의 몫이 되었다.
      애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한 것을 엄마한테는 숨기고 있었는데 우환도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건지 하필 엄마도 그때 입원을 하시게 된 것이다.

      먼 출장길에 있는 제부를 대신해 고향으로 엄마를 모시로 가면서 길을 잘못 들어 낯선 길에서 통곡을 했다는 초보운전수 동생은 그때의 경험이 약이 되었는지 이번에는 고향까지 무사히 잘 다녀왔다며 그동안 비어있던 고향집도 청소하고 몇 가지 반찬도 해드리고 왔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오는 길이 여간 힘든 게 아니더란다.

      엄마는 허리수술을 하시고 얼마안가 난간에 옆구리를 부딪치는 사고로 거의 꼼짝을 못하셨다. 그리고 다시 거동하실 만하니까 이번엔 한밤중에 화장실 가시려다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시고 만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이게 끝인가 싶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난 사람이 제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이 내 일인 줄 알았고, 그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를 알았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믿기질 않았다.

      그곳으로부터 어떤 탈출구가 필요했다. 한 없이 추락하는 날개를 다시 펴고 싶었고  다시 살고픈 어떤 활력이 필요했다. 그러다 불현듯 이사를 해야겠다고 정했고, 다행히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해결되었다.

      "너랑 참 잘 어울린다. 이젠  좋아하는 화초도 원 없이 키울 수 있겠네"하시면서 엄마가 더 많이 좋아하셨다.

      ‘그래요. 엄마, 많이 좋아요. 이사하는 날엔 많은 떡을 했어요. 그래서 이웃에도 나눠먹고요. 우리 집 앞 경로당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갖다드렸더니 정말 많이 반가워하시데요. 나중에 엄마 우리 집에 또 오시면 그땐 심심할 틈이 없겠지요?. 엄마가 너무 순해지셔서 맘이 편치가 않아요. 예전처럼 다시 강해지셔서 엄마가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자식들이랑 오래오래 살아요."



      캐논 변주곡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80  무한대 녀석    애린 2004/06/30 412 2010
79  그리운 나라    애린 2004/07/05 404 2015
78  에구...겁나서 어떻게 살까?    애린 2004/07/22 366 2037
77  신혼의 꿈은 사라지고...    애린 2004/07/12 345 2056
76  경찰서로 가야하는 그녀.    애린 2004/07/15 378 2123
75  그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애린 2004/07/07 345 2159
74  뱃살이 나와도 괜찮아....    애린 2004/07/26 364 2207
73  혼자만의 시간    애린 2004/08/04 424 2251
72  뎅기열 모기와 도룡뇽  [3]  애린 2004/07/03 387 2358
71  서녘 하늘은 불이나고...  [2]  애린 2004/08/06 520 2652
70  남다름이란 무었일까.    애린 2004/08/13 603 2855
69  지금은 회복중    애린 2011/06/12 595 2902
68  파티    애린 2011/05/03 623 2918
67  봄의향연    애린 2011/04/24 593 3004
66  대책 없이 설레어서...    애린 2004/08/20 545 3017
65  강물처럼 흘러가는 길.  [3]  애린 2004/11/25 530 3040
64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애린 2004/08/28 598 3044
63  다시 침수된 땅.  [1]  애린 2004/10/18 552 3090
Notice  내 그리운 찰나.........  [2]  애린 2011/02/19 592 3140
61  엘리베이터에서 생긴 일.    애린 2004/10/07 603 3146
60  갯것  [2]  애린 2009/11/20 690 3148
59  어떤 별에게...  [2]  애린 2010/01/03 713 3157
58  회상3 ( 유년의 숲)    애린 2012/06/28 515 3174
57  꽃 비    애린 2009/07/21 645 3246
56  보름달이 기우니...  [3]  애린 2004/10/02 570 3252
55  아름다운 시절~  [2]  애린 2010/05/23 660 3282
54  아득히 먼 시간 사이로...  [2]  애린 2004/10/23 616 3338
53  이름 모를 꽃 되어  [2]  애린 2010/07/03 682 3346
52  내 안을 흔드는 바람(2)  [2]  애린 2009/05/04 657 3380
51  생일    애린 2008/10/05 655 3381
50  푸른 길 따라....  [5]  애린 2010/08/25 669 3391
49      애린 2009/03/08 674 3413
48   물은 흐르고 흘러서...  [2]  애린 2005/01/06 654 3436
47  따사로움  [2]  애린 2008/11/16 665 3478
46  수제비    애린 2009/02/22 638 3482
45  운명은...  [1]  이종희 2004/09/15 752 3484
44  바람의 말  [4]  애린 2009/07/06 688 3485
43  한 밤 중에...    애린 2008/11/09 681 3526
42  꿈 이야기    애린 2008/01/09 709 3533
41  물 빛 그리움  [3]  애린 2008/11/30 658 3533
40  쑥 그리고 그리움  [2]  애린 2010/05/17 633 3538
39  뒷 모습    애린 2008/09/21 731 3545
38  나에게    애린 2008/08/15 682 3573
37  짝꿍    애린 2008/09/07 677 3598
36  가을이야기.    애린 2008/10/31 669 3608
35  단풍    애린 2007/11/20 684 3655
34  바람이 기댈 곳은...    애린 2008/07/03 723 3666
33  그늘은 봄바람에 말리고...  [2]  애린 2008/04/26 715 3667
32  강물은 흘러가고...    애린 2007/08/13 629 3674
31  뜻밖의 봄  [2]  애린 2006/10/02 717 3687
30  안도 가는 길...  [6]  애린 2009/08/15 745 3749
29  마음의 뜰    애린 2011/09/04 684 3755
28  하늘이 구름이  [2]  애린 2008/05/21 722 3777
 영화는 끝나고.    애린 2007/01/15 746 3851
26  내 안을 흔드는 바람  [3]  애린 2007/10/25 730 3903
25  목마름    애린 2007/07/12 754 3912
24  가을녘에서...  [5]  애린 2006/11/15 731 3947
23  감 꽃  [5]  애린 2006/07/08 744 4049
22  여백  [9]  애린 2006/08/01 731 4057
21  무엇이 옳은 걸까.  [9]  애린 2006/09/17 746 4154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