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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 일기


뜻밖의 봄
애린  2006-10-02 00:22:13, 조회 : 3,687, 추천 : 717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보이는 것은 잿빛 구름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개 숲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로 인해 생명줄을 이어가던 많은 것들이 맥을 놓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발견했을 때는 죽을힘을 다해 살아남은 앙상한 가지, 그러나 영락없는 죽음이었다. 금방이라도 바스락 거리며 부서질 것 같은 그런 모습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던 것이다.



        '어쩌면'이라는 미약한 예감으로 물을 주었다.  그 후 매일 보아도 주었다.

        그런데 내 무기력한 모습 때문에 조급했던 것일까. 이렇게 불현듯 연둣빛 봄이 도착했다.



        가버린 생명을 다시 잇기 위해서는 그 모진 바람을 견뎌야 하는 것을, 어쩌면 저 나무는 성급함에 더 많은 시련을 견뎌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는 봄이 왔고, 연둣빛이 눈이 부시다. 이런 뜻밖의 기쁨이 있기에 살아있는 슬픈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글,사진/애린



        ♬♪^. Hymn - Bill Douglas




솔바람
생명의 비밀은 늘 경이로운 것이지요. 애린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되세요. 2006-10-03
20:48:07



애린
감사합니다. 솔바람님...
좋은 인연들과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2006-10-03
23: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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