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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 일기


뎅기열 모기와 도룡뇽
애린  2004-07-03 09:51:42, 조회 : 2,380, 추천 : 390




우리집에 같이 살고 있는 도룡뇽



뎅기열=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모기를 통하여 전염되며, 발열, 심한 두통, 결막 충혈, 관절통,
근육통, 백혈구 감소 따위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즘 베트남은 뎅기열로 적잖은 사람이 죽었다 한다.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밖에 없는데
요즘은 우기 철이고
그래서 서식지가 늘어난 모기들은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려서
우리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주택 담벼락에 짝 달라 붙어 수시로 모기를 잡아먹던  도룡뇽(?)들이
어째 고층 아파트까지 못 올라 온 건지 어제저녁,
며칠 만에 겨우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그 반가움에 어디까지 기어가나 넋을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번 주택에서 살 때의 일이다.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돌아온 출출한 남편과
맥주 두 캔씩을 나눠 마시고
빈 통들이 놓여있는 쟁반을
아래층 주방까지 가져가기 귀찮아서
방에 있는 탁자에 그대로 올려 놓고 잠들었던 적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그것을 치우려는 순간
꿈틀거리는 무엇 때문에 얼마나 놀랐던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린 도룡뇽이 막 잠에서 깨어났는지
비틀거리며 느릿하게 기어가고 있었다.

순간, 장난기가 발동하여
차마 손으로는 잡질 못하고 플라스틱 통을 갖다 대고는
그 녀석을 나무 젓가락으로 밀어  통 안에 가둬 버렸다.
그리고 도룡뇽을 아직도 무서워 하는 아들에게 뚜껑을 열어 보였다.

역시나 아들은 놀라서 괘성을 지르며 달아나고 말았다.

저만치 멀어져 간 아들을 보며
“야! 이 새끼 도룡뇽 진짜 귀엽지 않냐?
엄마는 귀여워서 너 보여 주려고 이렇게 잡아 뒀는데
남자가 뭐가 무서워서 도망가냐?  
에구…지석이는 겁쟁이!”
내가 이렇게 놀리는데도 안 올 아이가 아니었다.

슬그머니 다시 다가서던 아이가
뚜껑을 닫은 채로  한참을 서 있더니
"엄마…이 도룡뇽 … 꼭 올챙이 같이 생겼다."며 신기해 했다.

지난번 두꺼비와 개구리를 설명해 주느라
자연관찰 도감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본 올챙이가 생각났나 보다.

"그래? 마저...막 개구리로 변신하려는 올챙이 같다."
“엄마,우리 이것 키우자. 응?”
“니가 키워 볼래?”
”엉!”
”밥도 주고?”
”엉!”
“청소도 해주고?”
“엉!”
“그래? 그럼 그 통 이리 줘 봐”

도룡뇽 때문에 아직도 혼자 방에 있지를 못하는 아들에게
이 만큼의 진전은 대단한 성공 이었다.

통에다 숨구멍을 뚫어주고 이제는 아들에게
도룡뇽이 좋아 하는 모기를 산 채로 잡아오라 시켰다.
그러나 한참 만에 나타난 아들은
모기가 다 사라졌다며 아무것도 잡아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 보던 딸아이가
“엄마, 도룡뇽은 개미는 싫어할까?”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것 까지는 엄마도 모른다며
그래도 일단은 개미도 잡아와 보라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도룡뇽 먹이를 찾아 나섰건만
그날 저녁 까지 먹이를 하나도 못 구한 우리는
이러다 굶겨 죽이겠다며
이것도 일종의 동물 학대 라는  남편의 말에
도룡뇽을 그대로 놓아주고 말았다.

괜히 플라스틱 통 하나만 애꿎게 구멍이 뚫렸지만
아들은 그 후부터 도룡뇽을 그리 무서워 하지 않는다.

하룻동안 우리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도룡뇽!
어디 선가 뎅기열 모기를 열심히 잡아먹고 있겠지?

2004.7.3 일기.




애린이집









애린
지난 주 토요일 집들이 때
우리집 도룡뇽의 멋진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한마리만 더 들어오면
자기집으로 보내 달라고 했다.
2004-07-07
15:36:08

 


으악
대단혀요........
어찌 손으로 잡았당가
오리지날 아줌씨......
건강하소....ㅎㅎㅎㅎㅎㅎㅎㅎ
지석이 바보 ㅋㅋㅋㅋㅋㅋ
2004-07-17
21:49:08



애린
손으로는 못 잡아 부렀당께요.
젓가락으로 잡았다고 안 하요.
아줌쎄가 되면
그렇게도 됩디다.^^
2004-07-23
09: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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