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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 일기


대책 없이 설레어서...
애린  2004-08-20 18:32:21, 조회 : 3,089, 추천 : 550


  벤탄시장 상인들...


서양 여인들은 팔 등신, 베트남 여인들은 칠 등신, 우리나라 여인들은 육 등신. 요즘 같은 세상에 옷을 사고 싶어도 사이즈가 안 맞아 사 입을 수가 없는 나라에서도 새 옷을 입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다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맞춤!

지난 주 이 도시에서 제일 크다는 벤탄 시장에서 옷감을 끊어다가 자주 입어 낡아 버린 옷과 같이 양복점에 보냈더니 정말 감쪽 같이 복제 옷이 탄생 되었다. 낮은 임금 덕에 우리나라 기성복 절반 값도 안 되는 비용으로 새 옷을 구입하고 어린아이처럼 들뜬 나...

살아오면서 내 몸을 치장하기위한 욕심은 별로 였던 것 같다. 나 입어 편하면 되었고, 마음에 든 옷이면 낡아 다라질 정도로 자주 입었으니…
그 때문에 멋쟁이 친정 엄마의 잔소리를 여적 듣고 사는지도 모른다.

처녀시절, 운동화 바람에 청바지 훌 훌 털어 입고 동생들과 영화(부시맨 1)을 보고오니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잠시 서울에 올라 오신 엄마에 의해 모조리 버려져 있었다.

이제는 좀더 처녀답게 치장하고 다녀 보라는 엄마의 깊고 깊은 마음 때문이었지만, 나름대로 내 멋에 살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는 그날 후로 엄마에 대한 대책 없는 반항심만 깊어 갔다.

생각해 보면 참 그리운 시절이다.
그 시절이 다시 온다면 좀더 예쁜 옷도 입어보고 예쁜 구두도 신어보겠다. 그리고 더 많은 곳도 다녀보고, 더 많은 사람도 만나 보겠다

오랜만에 새 옷을 입어보며 대책 없이 설레어서...

2004.8.20


캐논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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