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캡

 

 

 

 

 


애린 일기


그늘은 봄바람에 말리고...
애린  2008-04-26 14:33:23, 조회 : 2,169, 추천 : 349





    아침에 출근을 하는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기위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문득 친구들 생각나 문자 버튼을 눌렀다.

    “간밤 엄청난 폭풍우에 무사하신가? 해피한 날 되기를...”

    그랬더니 '놀토라 모든 알람 해지 해둬서 간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는 친구의 답장들이 즐비했고, 난 황당해서 피식 웃었다.
    그랬다. 8시를 갓 넘긴 그 순간 내 문자는 단잠을 깨우는 알람이 되고 만 것이었다.

    가끔 난 그렇게 사오정 시리즈에 나오면 딱 어울리는 황당녀라는 걸 부정하진 않는다.

    그 사이 내가 탄 버스는 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늘은 집에서 늦게 출발한 덕에 내가 자주 애용하는 버스가 떠났고, 하는 수 없이 좌석버스를 타게 되었다. 좌석버스는 직선 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출근길이 빨라지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책을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먼 길을 돌아가는 일반 버스를 자주 애용한다. 그 시간은 하루 중 제일 여유로운 나만의 시간이고, 다행히 서울 버스이기 때문에 항상 앉아서 갈 수 있는 행운도 함께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지난날 부천의 낯선 공원도 간밤 바람에 무사하지 못했다. 비에 젖은 채 처참해진 푸른 잎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스산한 바람이 계절을 잊게 하지만 어느새 무성해진 나무는 푸른 물 뚝뚝 떨어지는 숲 터널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세월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 때 가족이었던 그 사람이 없어도 사는 법에 익숙해지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 세월이라는 지우개가 지난날 계절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그러나  다 지워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가 떠난 빈자리에 어느 날 문득 불쑥 솟을 그리움일 게다.

    헝클어진 하늘이 게이고 있다.
    상큼한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 간밤 폭풍우에 기절했던 풀들이 다시 깨어나고 있나보다.

    2008,4,26





애린
어젯밤 저는 폭풍우에 우리집 날아갈까 꽉 붙잡고 잤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어께가 조금 아픕니다.ㅎㅎㅎ
해피한 주말 되소서...
2008-04-26
14:51:17

 


쉬리
사진에 상큼한 봄빛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글맛에 어울리는 애리님의 특장이 고스란히 살아 있네요.

‘세월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 때 가족이었던 그 사람이 없어도 사는 법에 익숙해지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래요.. 세월의 고마움이기도 하지만
세월의 무상함이기도 하지요.

그 세월이라는 지우개가 지난날 계절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그러나 다 지워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가 떠난 빈자리에 어느 날 문득 불쑥 속을 그리움일 게다.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 해도
결코 지울 수 없는 인연은... 그리움으로 남고.............
2008-04-28
23:46:15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Notice  저품질 사진 원인  [1]  애린 2011/11/24 397 2695
Notice  내 그리운 찰나.........  [2]  애린 2011/02/19 260 1894
78  회상3 ( 유년의 숲)    애린 2012/06/28 376 2711
77  회상2 (내 오래된 동화)  [1]  애린 2011/10/04 318 2887
76  마음의 뜰    애린 2011/09/04 245 1621
75  지금은 회복중    애린 2011/06/12 244 1643
74  파티    애린 2011/05/03 248 1636
73  봄의향연    애린 2011/04/24 252 1717
72  푸른 길 따라....  [5]  애린 2010/08/25 297 1990
71  이름 모를 꽃 되어  [2]  애린 2010/07/03 305 1924
70  아름다운 시절~  [2]  애린 2010/05/23 293 1897
69  갯것  [2]  애린 2009/11/20 322 1822
68  어떤 별에게...  [2]  애린 2010/01/03 351 1801
67  쑥 그리고 그리움  [2]  애린 2010/05/17 278 2163
66  바람의 말  [4]  애린 2009/07/06 319 2064
65  내 안을 흔드는 바람(2)  [2]  애린 2009/05/04 283 1959
64  안도 가는 길...  [6]  애린 2009/08/15 357 2301
63  꽃 비    애린 2009/07/21 304 1891
62      애린 2009/03/08 290 1939
61  수제비    애린 2009/02/22 277 2040
60  물 빛 그리움  [3]  애린 2008/11/30 301 2091
59  따사로움  [2]  애린 2008/11/16 297 2030
58  한 밤 중에...    애린 2008/11/09 319 1963
57  가을이야기.    애린 2008/10/31 287 2182
56  생일    애린 2008/10/05 299 1947
55  뒷 모습    애린 2008/09/21 360 2075
54  짝꿍    애린 2008/09/07 296 1984
53  나에게    애린 2008/08/15 311 2138
52  바람이 기댈 곳은...    애린 2008/07/03 352 2187
51  하늘이 구름이  [2]  애린 2008/05/21 349 2321
 그늘은 봄바람에 말리고...  [2]  애린 2008/04/26 349 2169
49  회상 (웃서고지 오르는 길)    애린 2008/01/30 417 2916
48  꿈 이야기    애린 2008/01/09 338 2078
47  단풍    애린 2007/11/20 308 2225
46  내 안을 흔드는 바람  [3]  애린 2007/10/25 345 2398
45  강물은 흘러가고...    애린 2007/08/13 284 2239
44  목마름    애린 2007/07/12 381 2469
43  내 그리운 찰나  [4]  애린 2007/05/17 345 2725
42  퇴근 길    애린 2007/02/07 377 2679
41  영화는 끝나고.    애린 2007/01/15 371 2357
40  가을녘에서...  [5]  애린 2006/11/15 356 2496
39  뜻밖의 봄  [2]  애린 2006/10/02 346 2253
38  무엇이 옳은 걸까.  [9]  애린 2006/09/17 366 2655
37  그 여름날의 추억  [4]  애린 2006/08/19 634 2765
36  여백  [9]  애린 2006/08/01 363 2560
35  감 꽃  [5]  애린 2006/07/08 374 2567
34  노을 물든 날  [2]  애린 2006/06/26 390 2951
33  강촌의 추억  [6]  애린 2006/05/28 560 19122
32  미열  [4]  애린 2006/04/21 401 2841
31  사춘기  [2]  애린 2006/03/05 412 2766
30  반딧불이  [2]  애린 2005/12/14 465 2888
29  가을비  [6]  애린 2005/10/23 427 2824
28  짐을 꾸리며.  [6]  애린 2005/08/08 359 3035
27  슬픈 도라지 꽃  [6]  애린 2005/07/07 400 2922
26  그녀에게서 풀 냄새가 난다.  [3]  애린 2005/06/15 398 2801
25  지는 꽃처럼 봄은 떠나고...  [1]  애린 2005/05/04 407 2766
24  세월은 마데카솔 연고처럼...  [1]  애린 2005/03/23 378 2934
23  어느 고마운 날의 단상    애린 2005/02/21 403 2778
22  앞집 남자    애린 2005/01/28 428 3140
21  바로 옆에 있는 것.    애린 2005/01/17 533 3140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