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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 일기


가을녘에서...
애린  2006-11-15 00:30:45, 조회 : 2,553, 추천 : 360



      가을 깊은 날
      좋은 사람들과 가을 녘을 다녀왔다.
      낯선 곳이었지만
      엄마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작은 마을이었다.





      분명 달빛 어우러진 논 둑 갈꽃을 보았는데
      꿈결처럼 무언가 무너지고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내 밀려드는 파도소리...
      소나기가 비닐하우스 지붕을 덮치는 소리였다.





      깊은 밤 생각은 언제나 부정이 앞섰다.

      그 밤에도 그랬다.
      불현듯 남겨질 것에 대한 걱정이 고개를 들더니
      이내 꼬리를 매달고 이어지는 무게들...

      아이러니하게도 그 전날의 전날에도 꿈도 이상도 없는 습기 없는 생각만
      잔뜩 풀어놓고는 ‘나, 그만 맥을 놓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소나기 지난 새벽바람은 참으로 거칠었다.
      그래도 동은 트고 이내 떠오른 해는
      공평하게 세상을 어루만져 주었다.





      간밤의 사연이 감쪽같이 사라진 새벽길을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그 길을 걷는 동안 잃어버린 사랑 같기도 하고
      목마른 슬픔 같기도 한,
      절대의 외로움이 엄습해 왔다.
      참으로 오랜만의 습 찬 고독이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잘 정돈된 틀을 떠나
      이 너른 들판에 서 보고 싶었던 내 자유의 꿈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던 숱한 시간들...
      일순간 허물어져 의연히 서 있는 그 언니가 생각난다.





      쉰이 넘은 그 언니는 많은 것을 잃고서야 이사를 해야 했다.
      남은 것이라곤 일할 수 있는 약간의 건강과 초라한 일터,
      그리고 그 공간에 작은 방 한 칸.
      밤늦도록 일을 하다가도 무작정 길을 떠나
      어느 강변에서 세월을 낚기도 하고
      좋은 인연들과 아름다운 밤을 보내기도 하고...





      잃지 않고서야 어찌 이 너른 들녘을 알았으랴
      저 작은 바람 끝 욕심껏 부여잡고 애태우느라
      정작 나를 잃고 있겠지.





      저 갈꽃은
      남은 생명이 다 말라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때까지 흔들려야하고,
      저 농부는
      제 육신 다할 때까지 고단한 하루를 보내느라
      길 떠나지 못하는데...





      그러기전에 나 다시 이 너른 들녘을 찾아
      자유를 갈망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파하며,
      더 많은 슬픔을 알아야
      나를 만날 수 있다고...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아프고 가엾은 것이라고...
      저 갈꽃은
      서로의 몸을 얼싸안고
      이리로 저리로 흔들리며 말합니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글,사진/애린







소나무향기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파하며,
더 많은 슬픔을 알아야
나를 만날 수 있다고...

애린님의 영상속에
황토길도 걷고
들녘도 만나고
저무는 해도 만나고
곱게 물드는 저녁노을도 만나고
갈대숲과 가을바람도 만나고....

해가 지기 전에..
내 그림자가 지워지기 전에..
내 그림자가 가장 길어질 그 날까지..

가을산책길을 걷는 기분으로 고운영상 감상했습니다
낼은 추워진다하네요
애린님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배밭사이 산밑에서....
2006-11-16
00:08:15



전성희
언친 체끼처럼
가슴 한켠이 아려 옵니다
그것이
사진속 가을들녁때문인지
슬픔을 자아내는 음악탓인지는
몰라도 우울과 다른 고독이라는
녀석은 그다지 싫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한올 한올 벗어내며 찬서리를
맞아야 하는 대자연을 보면서
나도 마음의 굴레를 한올 한올
벗어버리렵니다...

이곳에 오면 두고온 친정집처럼
마음이 늘 훈훈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애린님과
따뜻한 차한잔 마실 날도
있겠지요!
2006-11-18
19:33:11



애린
소나무 향기님
다시 해 저물면 이 순간 또한
그리움으로 손짓하겠지요.
이렇게 마주 앉아
얼굴도 모습도 몰라도
그려지는 우리네 삶이
모닥불 타는 내 마냥
향기롭고 정겹습니다.

산 밑 배밭은
하얀꽃 흩날리는 봄날을 기다리며
다시 잠드느라 부산하겠네요.

성희님
그래요....언젠가 우리,
햇살퍼진 창가 망중한을 즐기며
차 한 잔 마실날 있겠지요.
그날에 성희님 꼭! 오셔야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꽃 피어 날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두근거립니다.
행복하세요.
2006-11-20
23:49:55

 


노을
성희님 만 살작 만나면 섭하지요
나도 끼워 주시려나?...
떡줄놈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 부터
마시고 ...ㅎㅎ
2006-11-21
19:53:55



애린
그날 노을님을 어떻게
잊겠어요.
모두 함께요...
2006-11-23
2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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