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캡

 

 

 

 

 


애린 일기


미열
애린  2006-04-21 00:39:10, 조회 : 4,662, 추천 : 795

        

      보름 전 퇴근길에 남편은 벚꽃을 보여주겠다며 평소와 다른 도로를 향해 차를 몰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터져가는 봄꽃을 보며 아깝다며 그날 아침 출근길에 한숨짓던 내가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이윽고 도착한 공원엔 그날따라 구름 낀 날씨 때문인지 벚꽃만이 더욱 화사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를 설레게 하는 이들을 만나면 늘 그랬듯  딴 세상 속으로  달려가고 싶다. 그런 내 마음도 무색하게 시간은 자꾸 지쳐가고, 하는 수 없이 어둑해진 길을 따라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 미련에 뒤척이다 지난 주말에는 가까운 행주산성엘 올랐다.





      봄이 완연한 산 중턱엔 콩닥거리는 내 마음같이 보드라운 싹들이 한참  움터나고 있었다.






      좋은 인연을 만나면 이럴까. 만나면 오래 같이하고 싶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고픈,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은...






      오랜 기다림만큼 그를 만나면 한나절만이라도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 얼마나 애태우며 기다리던 순간인가. 그런데 바람은 그런 우리사이를 시샘하듯 몹시 험상궂은 표정으로 달려왔다.





      그런들 어떠랴 ...나는 이미  그의 팔에 누워 단꿈에 젖어있는데...

      가끔은 이런 평안을 주는 친구를 만나고 싶다. 나의 허물조차 불쌍히 여겨주고 아파하는 친구, 내가 허탈한 표정만 지어도 무엇 때문인지 금방 알아차릴 만큼 나를 잘 아는...





      꿈이든 허상이든 나 같은 사람들이 모인 세상에서 서로가 외떨어져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면 이제는 마음의 창을 봄날 햇살만큼 닦아내고 싶다.

      그러나 나와 똑 같은 길을 걸어보지 않고 어찌 나를 다 안다 할 것인가. 그 많은 갈림길의 숨은 사연을 알아 볼 것인가...





      그런들 또 어떠랴 내안의 도원경은 바로 곁에 있는데...  그 길에서 함께 할 친구도 여기 있는데...





      그를 만나면 그다지 외롭지 않고 아프지도 않다. 눈물도 나지 않는다.





      다만 내 약한 심장에서 미열이 날 뿐....









      그런 날이 있습니다.
      무딘 내 가슴으로 다 사랑할 순 없지만
      그저 사람을 만나면 내 가슴 속 이야기를 다 해주고픈.

      그러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런 모습 우습지' 하며 그저 엷은 웃음 지으며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렇게 예쁘진 않더라도
      내 안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해주면서
      자꾸만 예뻐보이는 사람을 만나고픈....
      이야기하고픈 날이 있습니다.

      내가 믿는 만큼 내 아픔을
      자신의 가슴으로 다 안아 주진 못해도
      자신의 귀를 활짝 열어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고픈,

      나의 기쁨보다 슬픔에 더 애정을 가지고
      잔잔한 미소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나누었다는 느낌을 주는....


      소중한 오늘을 위하여 中
      박성철 지음



노을
오랜만에 일기를 쓰셨네요
글을 잘 쓰시는건 진즉알고 좋아서
찾아왔지만 ... 꽃을 두고 마음표현을
그렇게 잘 하시는지..
감정은 나이를 초월해서 닥아갑니다
사랑스런님.. 안아주고 싶은사람
여기 있어요
사랑해요 애린님..
2006-04-23
19:28:48



애린
오늘 오른 산자락에서 느꼈네요.
그 꽃이 진대도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다시 움터난 초목은
이미 그 산을 온통 연두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네요.

그 동안 너무 여유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의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
그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슬픈 영혼에게서도 아름다움을 찾으며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배우며
그 안의 진실을 닦아가겠습니다.

따뜻한 관심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2006-04-24
00:29:55

 


솔바람
노래와 글과 이미지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고 뭉클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2006-04-26
11:07:35



애린
솔바람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니, 자주 오셨지요...
늘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많이 반갑습니다.
2006-04-28
00: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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