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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 일기


바람의 말
애린  2009-07-06 23:15:51, 조회 : 3,768, 추천 : 705



    다시 깨어난 것은 새벽녘이었다.

    세속의 모든 것을
    모조리 삼킬 듯 포효하던 바다가
    문 앞에 다가와 굿판이 벌어진 것을 알면서도
    꿈과 현실 속에서 나는 길을 헤매고 있었다.





    새소리, 파도소리...
    소리, 소리들이 깨어난 바닷가 마을은
    안개에 얼굴을 씻고서야 서서히 드러난다.





    홀연히 떠난 바람이 다시 돌아와
    풀잎위에 눕고 나면





    내 자유는 그때서야 문을 열고
    미지의 땅으로  떠난다.





    감미로운 음악처럼 길을 걷다가
    행여 내가 알던 그니를 만나면
    나는 무엇으로 웃어볼까.





    서로가 그리움에 목이 말라도





    우리가 떠난 오솔길은
    오늘도 길을 이루고...





    내가 보았던 많은 것들은
    때로는 흔적 없이 사라진
    바람이었다가...




    추억이었다가...




    다시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바람의 말/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2009.6.  영흥도 바닷가....





    * 애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10-06 23:40)


산적두목
글과 사진이
잘 어울리네요.

그 안목 잘 살려 가시길...
2009-07-07
16:19:30

 


애린
창원에도 비가 많이 왔나요?
오늘 온종일 남녘의 비소식을 들었는데요.

산적두목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전 정말인 줄 알거든요.ㅎㅎ
2009-07-07
23:21:28

 


얼음꽃
영흥도 바람의 말을 전해 주셨네요.

제주 올레길을 며칠간 지인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걷기 보다는 책읽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왔습니다.
길...
길은 어떤길이든 그 나름의 멋이 있지요?
길...
떠나온 그길이 또 그리워집니다.
2009-07-13
11:25:40

 


애린
길...
그래요...
지나온 길에서 님의 만남은
또 다른 길이고 그리움입니다.
올레길...
걷고 싶은 길...
미지의 길입니다.
2009-07-13
23: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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