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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소리


호수만큼 고독이 고이면...
애린  2005-03-28 12:38:49, 조회 : 1,203, 추천 : 203
소갯말



* 애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1-21 16:23)


      호수만큼 고독이 고이면...

      호수만큼 고독이 고이면
      흘러버릴 샛강 한 줄 놓아야 한다기에
      잃어버린 연장은 흔적도 없어
      하얀 도화지 한 장 폈습니다.

      칠흑 같은 밤이 오고서야
      넓은 호수와
      끝이 없는 한 줄 샛강이 그려졌고
      한 그루 포플러 나무와 풀꽃,
      흰 구름이 떠가는 뒷산 하늘도
      그려 놓고 싶어졌습니다.

      그리하여 호수가 바다에 다다른 날
      다시 찾아보겠노라고
      한줄기 추억도 없는 풀꽃을
      텅 빈 벽장에 넣어두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문득
      낡은 벽장 속 햇살 조각이 머문
      낯익은 그림을 보게 되었지요.

      흔적이라곤
      어쩌다 한번 다녀간 햇살과
      햇살에 묻어온 먼지가 전부였으나
      한 그루 포플러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포플러 나무 아래 풀꽃은 속삭입니다.

      속살을 드러내던 호숫가
      마른 덤불 바람에 슬피 울던 소쩍새,
      바다보다 더 깊은 호수가
      다시 호수를 이루고 강 둑이 무너져
      나 살아왔노라고...

      고독이란 것은
      저 푸름의 원천으로
      마른 바람을 재워가는 것
      나도 한때는 작은 바람에 구슬픈 풀잎이었으니…



      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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