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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을 그리며
산적두목  2010-07-14 13:03:58, 조회 : 2,413, 추천 : 665



      청학은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하지 않는다면 청학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이른 새벽 지리산 청학동으로 길을 나섰다. 밤 이슬로 말갛게 세수한 청학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청학동 서당에 들렀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텅 빈 공간만이 적막함을 더하고 있다. 두리번거리다 훈장을 만났다. “청학동을 알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여기보다는 도인촌으로 들어가십시오.”

      다시 비좁은 포장 길을 올라 도인촌에 차를 세웠다. 길가에서 머리빗을 파는 어른께 길을 여쭈었다. “어디로 가면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요?” “천제당에 가면 노인 한 분이 계실겁니다. 그리 가십시오.” 노인의 말씀을 듣고 몇 걸음 더 오르니 천제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왠지 곧바로 들어가기엔 망설여지는 것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좀 더 주변지식을 쌓고 난 다음 천제당으로 가야 말귀가 트일 것 같았다. 해서 오른편에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담한 집이지만 정갈하게 꾸며 놓은 분위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나중에 보니 보은정사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계십니까” 하고 부르니 방안에서 훈장이 책을 읽다가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전후 사정을 말씀드리고 취재를 위한 인터뷰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원광 서형탁 훈장과 장시간에 걸쳐 한담을 나누었다. “청학동은 옛날부터 수도를 목적으로 산속으로 들어와서 정착하게 된 곳입니다. 갱정유도인데 그 뿌리는 동학사상에 두고 있으며, 천도, 불도, 유도 등 삼도 유불선 합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깨달음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앞서 수행한 분 가운데는 선의 경지에 오른 분도 계십니다. 그분들이 남겨놓은 가르침과 또 스스로 공부를 해보니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깨달음의 궁극적인 목적을 뜻하는 이상향인 청학은 바로 ‘평화’로 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평화가 아닌 남북간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 역할을 바로 우리나라가 담당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이 있습니다.”

      “청학을 표방하는 이상세계가 평화라는 말은 가슴에 와 닿습니다만, 좀더 현실세계와 결부시켜 설명을 부탁합니다.”

      “1983년부터 어둠의 세계는 소멸하고 밝음의 세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한번 보십시오. 회사에서는 이미 투명경영을 외치고 있으며 정치도 개인도 이제는 투명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어떤 전기가 마련되면 일야 평전 하듯이 한순간에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산새가 주위를 맴도는 것이었다. 해발 850m나 되는 산중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책장 한구석에 딱새가 알을 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줄탁동시’라는 말이 떠올랐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인데, 청학동에서 추구하는 이상향이 세상 속에서 화답해줄 때 비로소 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제당에 들렀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유월의 지리산은 어느새 녹음이 짙어만 가고 있었다. 아! 청학은 언제쯤 울려나…….

      글사진/산적두목


애린
진정한 인간의 길

삶이란 우리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순간순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듣고 이해하면서
새롭게 펼쳐가는 어떤 기운 같은 것이다.

우리가 산다는 게
세 끼 밥 먹고 직장 왔다 갔다
출퇴근 길에 고생하며 사는 것,
이것이 사는 게 아니다.

그것은 숨 쉬는 것일 뿐이다.
삶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순간순간 이해하면서
새롭게 펼쳐 가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가운데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는
곧 우리 가슴에 평화를 이룬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좀 더 친절해 지는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친절해 지는 것이다.
그 다음 날은 더 친절해 지는 것이다.

왜냐 하면 친절에는
한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모든 삶에 기초가 된다.

우리가 더 친절하고
사랑한다면 우주가 확장된다.

끝 없는 우주이지만
우리가 보다 더 친절하고 사랑한다면
우리들의 우주가 그 만큼 확장이 된다.

이웃에게 좀더 친절하고 우리 서로 사랑하자.


-法頂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中에서-		 2010-07-15
23:49:50
 


애린
사진이 도착하지 않아 다른 우편함을 열다가
열쇠는 언제 잃어버렸는지
끝내 지쳐 그냥 돌아왔습니다.ㅎㅎ
제가 이렇게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는게 아니고 숨쉬고 있는 것일뿐이라고
하셔도
그냥 이렇게
숨 쉴 뿐입니다.
그러다 오는 길 가는 길
느낄 수 있는
이 청아한 바람 한 줄이면
저는 한 동안 가만 서 있있다가
돌아오더라도 아깝지 않는 시간이라 여기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여전히 잘 계신것 같이 기쁩니다.

나란히 걷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동행은
참으로 고운 축복입니다.
건강하소서.......		 2010-07-16
00:01:29
 


산적두목
기획사로부터 청학동
취재 요청을 받고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고 좁은 지면에 채운다는 것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부딪치다 보면
무슨 수가 나겠지 하고
덤벼 들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어딘가에는 이런 생각과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도 나쁠건 없겠지요.

오늘이 초복이네요.
오늘 목욕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설이 있어 자기 전에 물 한바가지
뒤집어 써 볼까 합니다.

건강한 여름 나시고...		 2010-07-19
19: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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