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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단상들

쉬리 (Homepage)

2008-07-14 19:37:28, 조회 : 2,136, 추천 : 712

작금의 단상들

빵을 위한 실용은
자존을 버리는 박쥐다.
호랑이가 사냥하기를 포기하고
쉽게 풀을 뜯자는 것이다.

혁명은
혁명가가 시작하지만
무지한 군중들의 이기로 완성된다.

혁명가에게 혁명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자신을 조롱하는 무지한 군중을 향해
지속적인 사랑으로 화답해야하는 것이다.

무지는
망신일 때 묵묵부답이다가
여지가 생기면 비난과 조소로 돌변한다.

“그러다가 다치지” 하는 것은
염려를 가장한 비겁한 저주이다.

무지를 코너로 몰지마라.
자신을 커버하기 위해
오히려 더 수구적으로 변하기에
오리지널 수구보다 훨씬 더 무섭다.

암을 제거할 수 없을 때
암세포와 공존하는 것처럼
결국 무지는 배격이 아니라
포용해야 할 대상이다.

무지는 배격이라 외칠 수 있지만
그래도 냉철은 포용으로 받아야 한다.

자신의 것인 양 떠들도록
무지에게 알려줘야 한다.
또 인정해줘서 들뜨게 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보다 낮게 처신해야하는 것이
식자들의 슬픈 운명이다.

냉철할수록 비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지만
무지할수록 자존을 본능적으로 지키려든다.

무지와 냉철이 부딪치면
무지가 이길 수밖에 없는데도
그래도 싸우려는 시도는
자신도 함께 무지하다는 증명이다.

종교란
냉철하게 가면 선이지만
맹목으로 가면 극악이다.

내가 옳은데 모두가 반대하면
바로 내가 무지하다는 반증이다.

내가 옳은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고충을 자초하는 것은
무지의 전형적인 자존심이다.
차라기 그것은 이기적 폭력이다.

분에 넘치게 친절할 때는 비굴이요.
분에 넘치게 준엄할 때는 만용이다.
분을 지키는 중용은 항상 당당하다.

편애는 반드시 보상이 있지만
같은 크기의 배신도 따라온다.
특히나 종교가 편애를 택할 때
그것은 이미 종교가 아니라 악이다.

과도하게 부추기는 무리가 있다면
그것은 절대적 지지라기보다는
부추기는 쪽의 이기일 수도 있다.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어떤 개인날 아침 갑자기 / LP쟝.롯세 악단

[덧붙임]

이 글의 부제를
`2mb가 내게 준 교훈`으로 삼습니다.

그를 바라보면서
처음에는 측은하다가
어이 없다가
차차 걱정되다가
분노하게 하더니
끝내는 허탈하게 만듭니다.

그가 있으므로
대한민국 국민임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국가 바로세우기 차원에서도
2mb는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것이 만 백성의 바람이요
준엄한 하늘의 뜻입니다.

애린

외꾸눈 나라에 가면
두 눈이 장애라는 말을 자주하던
예전의 동료가 문득 그립습니다.
잘 있는지...건강한지....
내일은 문자라도 보내야겠어요.

2008-07-15
21:50:11

쉬리

그래요...
내 자신이 이미 장애자입니다....
남들 챙길 때 제대로 못챙긴 바보입니다....

2008-07-16
22: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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