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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고독
애린  2008-07-13 22:59:54, 조회 : 2,232, 추천 : 688




          고독

            

          호수만큼 고독이 고이면
          흘러버릴 샛강 한 줄 놓아야 한다기에
          잃어버린 연장은 흔적도 없어
          하얀 도화지 한 장 폈습니다.

          칠흑 같은 밤이 오고서야
          넓은 호수와
          한 줄 샛강이 그려졌고
          한 그루 포플러 나무와 풀꽃,
          흰구름이 떠가는 뒷산 하늘도
          그려 놓고 싶어졌습니다.

          그리하여 호수가 바다에 다다른 날
          다시 찾아 보겠노라고
          한줄기 추억도 없는 풀꽃을
          텅 빈 벽장에 넣어두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문득
          낡은 벽장 속 햇살 조각이 머문
          낯익은 그림을 보게 되었지요.

          흔적이라곤
          어쩌다 한번 다녀간 햇살과
          햇살에 묻어온 먼지가 전부였으나
          한 그루 포플러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포플러나무아래 풀꽃은 속삭입니다.

          속살을 드러내던 호숫가
          마른 덤불 바람에 슬피 울던 소쩍새,
          바다보다 더 깊은 호수가
          다시 호수를 이루고 강 둑이 무너져
          나 살아 왔노라고...

          고독이란 것은
          저 푸름의 원천으로
          마른 바람을 재워가는 것

          나도 한 때는
          작은 바람에 구슬픈 풀잎 이였으니…



            글/애린  2005.3


    쉬리
    		애초에 난 바람이었지
    네가 날개를 펴고 솟구칠 때
    너를 띄우기 위해 잠시 부는 바람
    지금은 높이 날아서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너는 비행에 익숙해 있어

    그 모습을 대하니 눈물겹다
    앞으로 어디서든 다시 보더라도
    예전에 처음 대할 때처럼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거야
    안녕 그대여
    나 바람이었어

    - 졸작 "바람이었어" 일부    		 2008-07-14
    01:03:34
     


    애린
    		아무러면 어떤가요.
    우리 함께한 시간에는
    우주를 떠돌던 침묵도
    모두 부서져 날리던
    눈발이었느니...    		 2008-07-15
    21: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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