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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시대적 의미
쉬리  (Homepage) 2008-11-30 14:23:57, 조회 : 1,840, 추천 : 330

근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합니다.
그의 최대 치적이라 할 수 있는 햇볕정책이
오히려 북 핵을 키웠다는 비난으로
2mb 정부에서 송두리 채 부정되고 있는 실정이긴 합니다.

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로로서 그간 2mb에게 보여준 완만한 태도로 봐서는
근래 발언은 가히 파격적이긴 했지요.
하지만 국가원로라 해서 무조건 입 다물고 자중하면서 지켜만 본다는 것은
오히려 국가원로로서의 입지를 망각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까요?
그야말로 국가원로라 하면 준엄한 꾸짖음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쨌든, 한창 시절의 김대중 민주투사를 떠올릴 만큼 파격적 발언으로
또 다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경제 논리에 묻혔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작금의 세태에서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가늠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봤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정권교체이며
지역갈등으로 소외되었던 최초의 호남출신 대통령이기도 했지요.

민족 정통 세력이 아닌 이승만부터 시작된 친일 역사를 청산해서
다시금 대한민국의 역사를 제대로 세우고
우리나라의 고질적 악습인 지역갈등을 잘 수습하라는
시대적 여망의 표출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대선공약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역사적 의미를 스스로 배반한 셈이 되었습니다.
물론 짧은 집권기간 동안에 잘 못 꿰어진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고질적인 사회적 병폐를 치유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을 겁니다.
이해는 하면서도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네요.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세가 잘 못 되었다는 표현은 아닙니다.
남북 냉전에서 그가 물꼬를 튼 정상회담의 성사와
초유의 국난인 IMF를 조기에 졸업한 점은 두드러진 그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과연 역사 바로 세우기가 정치 보복일까요?
역사는 역사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따로 정립되어야지
역사를 현실 정치논리로 재단해서는 오류가 생깁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막강한 임금조차도 당대의 사초는 볼 수가 없었지요.

역사적으로 잘 못 꿰어진 첫 단추를 방치한 채
제 아무리 머릴 써본다 할지라도
결코 제대로 된 옷을 입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들어선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자화상은 여전히 일그러진 모습입니다.

연간 지역갈등의 사회적 손실이 거의 200조에 가깝다고 하더이다.
거의 우리나라 1년 예산에 육박하네요.
정말이지 당장 고쳐야할 가장 고질적인 악습입니다.

그런데 역사 바로 세우기 실패로 야기되는 사회적 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것은
.
.
.
.
.
.
.

나라를 송두리 채 바쳐야 할 정도의 큰 손실입니다.
작금의 상황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요.



[뱀발]

김대중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던 날 새벽
새벽의 정적을 깨고 앞집에서 괴성과도 같은 환호 소리가 들렸습니다.
참고로 여긴 울산인데 호남출신인 이웃 가게에서
근처 호남분들이 함께 모여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들의 한이자 염원이 무엇인가를 짐작했기에 이해가 되었지요.

반면 어머니께서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애비야, 세상이 바뀌었는데 괜찮겠냐?"

그래요. 당시 순간이었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은 환호와 우려가 교차된 출발점이었지요.
그때 이웃의 정읍이 고향인 분께 드렸던 말이 있습니다.

"형님, 호남 때문에 김대중 선생이 당선되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울산 30%의 지지율 중에서 호남출인이 거의 30%에 육박하는 건 사실이자나요.
그건 당연한 결과로 보고 그 중 미세하나마 나 같은 골통 영남인이 있었기에
김대중 당선의 기적은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필자는 김대중 후보를 지지했고, 투표도 그리했지만
솔직히 이웃 호남인들은 그래 믿는 눈치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생색을 내기 위한 건 아니었지만 씁쓸했던 것만은 사실이지요.
그들의 불신이라기 보다는 너무도 짙은 한이었을 겁니다.

아직도 여전히 인간 김대중을 존경합니다.
당연히 그때의 내 투표행위에 대해서도 후회 없고요.
하지만 여전히 남는 아쉬움은 필자의 과욕일까요?


애린
내 아는 분이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을
잠시 잃었다 합니다.
그분이 다시 길을 찾고
우리가 다시 환해지길 갈망합니다.
2008-11-30
2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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